그는 숨쉬는 법을 몰랐다. 오로지 소리내지 않고 살아가는 법만을 익혔을 뿐이었다.
소리내 울어 본 적도 없었다. 누군가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방법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가 태어났을 때 그는 아무것도 삼키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그를 포기했다. 겨울에 태어난 그를 이불에 말아 윗목에 밀어 두고 죽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살아남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렸고 좁은 집 안에서 그는 그것을 눈앞에서 보아야 했다. 그는 어렸고 겁에 질렸으며 어떠한 의사표현도 할 수 없었다. 어머니처럼 맞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밤이면 그는 베개가 축축이 젖도록 눈물을 흘렸으나 소리는 내지 않았다.
그는 늘 배가 고팠으며 늘 소화가 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그의 뱃속에서는 신트림이 올라왔고 그의 손위 여자 형제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에게 면박을 주었다. 그는 숨쉬는 것이 면구스러웠다.
그의 어머니는 때론 안쓰러워하고 때론 타박하면서도 그에게 잘 해 주었다.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는 일이 종종 있을지언정 그의 앞에는 늘 끼니와 간식이 떨어지지 않고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이복 손위 누이는 음식을 허락 없이 먹었다는 이유로 그의 앞에서 두들겨맞고, 무릎을 꿇고 몇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중에 자살했다.
그는 먹는다는 행위가 죄스러운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입에 들어가는 물과 음식들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최소한으로 먹고 마시며, 최소한으로 배출하며, 그렇게 지구에서 최소한의 영역을 사용하며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는 것을 그는 조용히 선택했다.
탈수 때문에 그의 숨에서는 나쁜 냄새가 났고 그는 더욱더 숨죽여 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