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는 큰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다른 새들은 앙증맞은 몸과 날개로 아무 힘들이지 않고 날 때에도 그는 힘들여 거추장스러운 날개를 펄럭이며 집 안에 먼지만 일으킬 뿐이었다.

새는 새임에도 불구하고 바보같이 날 수 없는 제 날개가 너무도 부끄러워 차라리 잘라내고만 싶었다. 커다랗고 육중한 몸뚱이에 모든 게 네 탓이라며 맘껏 욕설을 쏟아붓고도 싶었다. 아무도 이런 자신을 못 보도록 어두운 굴 속으로 들어가 평생 숨죽이면 그나마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잘못 태어난 괴물 같은 실패작인 모양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그저 빨리 죽고 싶을 뿐이었다.

 

새는 자기가 이 아늑하고 화목한 곳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에 그는 집을 떠났다. 그 무엇도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보다는 무섭고 숨막히지 않을 것이었기에.

처음으로 그는 지붕과 벽으로 제한되지 않은 광활한 공간을 만났다. 찬 바람과 어둠의 감각은 낯선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우호적인 느낌 또한 처음으로 맛보게 해 주었다.

마음 속의 왠지 모를 방향을 따라 그는 우스꽝스러움도 상관없이 뒤뚱거리고 펄럭이며 그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자신이 날기 위해선 단지 더 넓은 땅과 높은 하늘이 필요할 뿐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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